아우라지. 2014. 8. 23. 16:17

초록은 같은 색.

 

더하지도 빼지도 않은 채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줄 안다는 것.

한 뼘 더해 자신을 낮출 줄도 안다는 것.

굳이 겸손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참으로 귀한 덕목(德目)이다.

 

우연한 자리에서 처음 만나는 분이

"반갑습니다. 00박사 000교수입니다." 하고 인사말을 건네자,

'굳이 00박사라 말을 해야 되나!' 속으로 응얼대며

"아~예, 00박사 000신부입니다." 하고 질세라 맞받아쳤다.

초록은 같은 색이라고 둘 다 똑같다.

 

有麝自然香(유사자연향): 사향을 지녔으면 저절로 향기가 나는데,

何必當風立(하필당풍립)*: 굳이 바람을 향해 설 필요가 있겠는가.

 

참으로 높은 학식과 덕망을 가지고 있으면,

자신을 내세우지 않아도

저절로 주변 사람들이 알아준다.

그거니 굳이 스스로 자신을 내세워서

겸연쩍은 일을 만들 필요가 없다.

 

"일할 때 재간을 부리지 말고

재난을 당할 때 허세를 부리지 마라.

온갖 것을 갖춘 노동자가

먹을 것도 없이 허세를 부리는 건달보다 낫다.

얘야, 너 자신을 겸손하게 들어 높이되

너에게 걸맞게 자신을 올바로 평가하여라."(집회 11 , 26-28)

 

 *명심보감 省心篇

 

                                      2014. 5. 18 주보에서 퍼 옮김